일반인을 위한 AI 기초

AI를 잘 쓰는 법은 일을 잘 설명하는 법이다

내가 당연하게 여기는 업무 기준을 AI에게도 알려 주기

발행됨BLSLAB최초 발행 2026년 9월 14일최종 검토 2026년 9월 14일예상 읽기 시간 약 19

이 글은 일반인편과 개발자편이 함께 읽는 첫 글입니다.

1. AI가 정리한 회의록, 어디가 이상할까요

월요일 운영회의가 끝났습니다. 메모에는 이런 대화가 남았습니다. 실제 회의가 아니라 설명을 위해 만든 합성 자료입니다.

지수: 지난달 신청서 입력 오류가 많았어요. 신청 안내문을 고쳐야 할 것 같아요.
태오: 안내문 고치는 건 좋은데, 신청 마감이 다음 주라 그 전에 바뀌어야 의미가 있어요.
지수: 그럼 초안은 제가 한번 볼게요. 법무 검토가 필요한지는 잘 모르겠네요.
은비: 작년에 안내문 바꿨을 때 법무 확인을 받았던 것 같아요. 확실하진 않아요.
태오: 고객센터 FAQ도 같이 바꿔야 하나요?
지수: 그건 다음 회의에서 정하죠.
은비: 오류 유형 통계는 제가 뽑아 둔 게 있어요. 공유 드릴게요.
태오: 좋아요. 일단 안내문을 수정하는 방향으로 가죠.

이 메모를 AI에 넣고 “아래 회의 메모를 정리해 주세요.”라고만 요청했습니다. 결과는 깔끔했습니다. 논의 배경, 결정 사항, 미해결 사항, 할 일 표가 나왔고, 끝에는 담당자와 기한이 명확하지 않은 항목이 있다는 참고 문구도 붙어 있었습니다.

할 일 표는 이랬습니다.

담당자할 일기한
지수안내문 초안 검토마감 전 (구체 일정 미정)
은비오류 유형 통계 공유미정
전체법무 검토 필요 여부 확인마감 전
전체FAQ 수정 여부 결정다음 회의

메모와 한 줄씩 맞춰 보면 아래 두 줄이 걸립니다.

  • 법무 검토 필요 여부 확인: 회의에서 이 일을 맡은 사람은 없었습니다. 표에는 담당자가 “전체”, 기한이 “마감 전”으로 적혀 있습니다.
  • FAQ 수정 여부 결정: 회의는 “다음 회의에서 정하죠”로 끝났는데, 표에서는 “전체”가 맡은 할 일이 됐습니다.

함께 회의에 들어갔던 팀원이 정리했다면 누가 맡기로 했는지 기억나지 않는 칸을 비워 두거나 “아직 안 정함”이라고 적었을 겁니다. 요청에는 그런 기준이 한 줄도 들어 있지 않았습니다.

2. 평소 쓰던 기준을 요청에 적어 봤습니다

회의록을 정리할 때 우리가 말하지 않고 지키는 기준이 있습니다. 메모의 발언과 짝지어 보면 세 가지가 보입니다.

  1. 회의에서 나온 말

    “법무 검토가 필요한지는 잘 모르겠네요.” “그건 다음 회의에서 정하죠.”

    그 말 뒤에 있는 기준

    정해진 일과 아직 정하지 않은 일을 섞지 않는다

    요청에 넣은 문장

    결정 사항, 근거, 담당자, 기한, 미결 질문을 분리합니다.

  2. 회의에서 나온 말

    “초안은 제가 한번 볼게요.” (언제까지, 누가 고칠지는 말하지 않음)

    그 말 뒤에 있는 기준

    아무도 말하지 않은 담당자와 기한은 채우지 않는다

    요청에 넣은 문장

    원문에 없는 담당자와 기한은 추정하지 말고 “미정”으로 표시합니다.

  3. 회의에서 나온 말

    “법무 확인을 받았던 것 같아요. 확실하진 않아요.”

    그 말 뒤에 있는 기준

    확실하지 않은 내용은 밖에 알리기 전에 확인한다

    요청에 넣은 문장

    외부에 공유하기 전에 참석자 확인이 필요한 항목을 표시합니다.

그림 1. 왼쪽 발언이 나오면 가운데 기준이 필요해지고, 그 기준을 오른쪽 문장으로 요청에 적었습니다. 오른쪽 열의 세 문장이 실제로 요청에 덧붙인 내용입니다.

실제로 보낸 요청은 다음과 같습니다.

아래 회의 메모를 정리해 주세요.
- 여러 사람의 발언에서 결정 사항, 근거, 담당자, 기한, 미결 질문을 분리합니다.
- 원문에 없는 담당자와 기한은 추정하지 말고 "미정"으로 표시합니다.
- 외부에 공유하기 전에 참석자 확인이 필요한 항목을 표시합니다.

3. 같은 메모에서 무엇이 달라졌을까요

같은 메모와 같은 모델로 두 요청을 한 번씩 실행했습니다. 두 결과에서 담당자와 할 일 부분만 옮기고, 달라진 곳에 번호를 붙였습니다.

요청 A

“정리해 주세요”만 요청

담당자 · 할 일 · 기한

  • 지수 · 안내문 초안 검토 · 마감 전(구체 일정 미정)
  • 은비 · 오류 유형 통계 공유 · 미정
  • 전체 · 법무 검토 필요 여부 확인 · 마감 전
  • 전체 · FAQ 수정 여부 결정 · 다음 회의

요청 B

기준 세 줄을 덧붙여 요청

담당자 · 할 일 · 기한

  • 지수 · 안내문 초안 검토 · 미정(다음 주 마감 전이 목표로 언급됐다고 함께 적음)
  • 은비 · 오류 유형 통계 공유 · 미정
  • 미정 · 안내문 최종 수정 실행 · 미정

미결 질문

  • 법무 검토가 필요한지 여부
  • 고객센터 FAQ도 함께 수정할지 여부(다음 회의로 보류)
그림 2. 번호가 같은 곳끼리 비교해 보세요. ①③ 요청 A에서 “전체”가 맡았던 일이 요청 B에서는 미결 질문으로 옮겨졌고, ② 요청 B에만 “실제로 고칠 사람이 정해지지 않았다”는 줄이 생겼습니다. 두 결과 모두 일부를 발췌했습니다.

②가 특히 쓸모 있습니다. 지수는 초안을 “한번 보겠다”고만 했고, 안내문을 실제로 고칠 사람은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요청 A의 표만 봐서는 이 빈칸이 보이지 않습니다. 요청 B는 이 밖에도 법무 검토 이력처럼 외부에 공유하기 전에 참석자에게 확인할 항목을 따로 모아 두었습니다.

그 결과 다음 회의에서 물을 질문이 분명해졌습니다.

  • 안내문을 실제로 고칠 사람은 누구인가요?
  • 다음 주 마감 전 언제까지 고쳐야 하나요?
  • 법무 검토가 필요한가요? 필요하다면 누가 확인하나요?

조건마다 한 번씩 실행한 결과라서, 세 줄을 덧붙인 것이 이 차이를 만들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요청 B의 결과는 덧붙인 세 줄이 요구한 모양을 그대로 따랐습니다.

4. 3분 연습: 기준 한 줄 덧붙이기

실습

아래 메모를 AI에게 “정리해 주세요”라고만 보내면 어떤 줄이 멋대로 채워질 수 있을까요? 그것을 막는 기준을 요청에 한 줄 덧붙여 보세요. AI를 쓰지 않고 생각만 해 봐도 됩니다.

[가게 운영 메모 — 연습용 합성 자료]
사장님: 다음 달부터 토요일 영업을 한 시간 늘릴까 해요. 매출 좀 보고 정하죠.
수진: 그러면 아르바이트 시간표는 제가 짤게요.
민호: 단골손님들한테 미리 알려야 할까요?
사장님: 그건 좀 더 생각해 봐요.
예시 답 보기

멋대로 채워질 수 있는 줄은 이런 것들입니다. AI를 실행한 결과가 아니라, 1절 결과를 참고해 예상해 본 것입니다.

  • “토요일 영업 한 시간 연장”이 결정 사항으로 적힐 수 있습니다. 사장님은 매출을 보고 정하자고 했습니다.
  • 단골손님 공지에 담당자나 날짜가 붙을 수 있습니다. 공지 여부 자체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덧붙일 기준의 예입니다.

- "늘릴까 해요", "생각해 봐요"처럼 확정되지 않은 말은 결정 사항이 아니라 검토 중인 일로 분류합니다.

정답은 하나가 아닙니다. 정해지지 않은 일을 결정처럼 적지 않게 막는 문장이면 됩니다.

5. AI는 왜 그 기준을 몰랐을까요

AI는 회의록이 보통 어떤 모양인지 잘 압니다. 요약하고, 결정 사항을 뽑고, 할 일 표를 만드는 일은 빠르고 능숙합니다. AI가 알 수 없는 것은 이 팀의 사정입니다. 법무 확인은 원래 누가 챙기는지, 담당자를 “전체”로 적으면 이 팀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이 회의록을 누구에게 보낼지 같은 것들입니다.

사람끼리는 이런 기준을 말하지 않습니다. 같은 팀에서 일하며 이미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AI에게는 그 말하지 않던 기준을 적어 줘야 합니다. 이 글에서는 이것을 업무 기준이라고 부릅니다. 결과가 쓸 만한지 판단할 때 내가 실제로 쓰는 기준입니다.

내 업무 기준은 어떻게 찾나요

업무 기준은 대개 결과를 받아 보고 “이건 아닌데” 싶을 때 드러납니다. 다음 네 질문으로 미리 꺼낼 수 있습니다.

  • 이 결과를 누가 받아서 무엇을 하나요? 목적을 알려 줍니다.
  • 어떤 상태면 끝났다고 보나요? 완료 기준을 알려 줍니다.
  • 모르면 비워 둬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 밖에 보내기 전에 확인할 것은 무엇인가요?

목적과 완료 기준은 비슷해 보이지만 쓰임이 다릅니다. 회의록이라면 목적은 “다음 회의 전까지 각자 할 일을 알게 한다”입니다. 완료 기준은 “모든 할 일에 담당자와 기한이 있거나 ‘미정’으로 표시돼 있다”입니다. 목적은 요청의 방향을 정하고, 완료 기준은 결과를 받았을 때 바로 점검하는 데 씁니다.

모든 요청에 기준을 붙일 필요는 없습니다. 아이디어를 넓게 뽑거나 문장을 다듬는 일처럼 틀려도 다시 쓰면 되는 일은 짧게 요청해도 충분합니다. 결과를 다른 사람이 쓰거나, 틀리면 곤란한 일일 때 기준을 덧붙이면 됩니다.

6. 완성 예시: 회의록 정리 업무 카드

업무 기준을 한 번 적어 두면 비슷한 일을 할 때마다 다시 쓸 수 있습니다. 1절의 회의록 정리를 카드로 만들면 이렇습니다.

업무 카드 · 회의록 정리

결과를 쓰는 사람
회의 참석자 전원
목적
다음 회의 전까지 각자 할 일과 아직 정하지 않은 일을 알게 한다
끝났다고 볼 조건
모든 할 일에 담당자와 기한이 있거나 “미정”으로 표시돼 있다
모르면 비워 둘 것
회의에서 말하지 않은 담당자, 기한, 결정
보내기 전 확인
확실하지 않은 발언(예: 작년 법무 확인 이력)은 참석자에게 확인한다
요청에 넣을 문장
결정 사항·근거·담당자·기한·미결 질문을 분리한다. 원문에 없는 담당자와 기한은 “미정”으로 표시한다. 외부 공유 전 확인이 필요한 항목을 표시한다.
그림 3. 회의록 정리 업무 카드의 완성 예시입니다. 맨 아래 “요청에 넣을 문장” 칸을 요청에 옮기고, 나머지 칸은 결과를 점검할 때 씁니다.

카드를 요청으로 옮기면 다음과 같습니다. 2절의 실제 요청에 목적 한 줄을 더한 형태입니다. 이 요청 자체는 따로 실행해 보지 않은 예시입니다.

아래 회의 메모를 정리해 주세요. 참석자들이 다음 회의 전까지 각자 할 일을 알 수 있어야 합니다.
- 여러 사람의 발언에서 결정 사항, 근거, 담당자, 기한, 미결 질문을 분리합니다.
- 원문에 없는 담당자와 기한은 추정하지 말고 "미정"으로 표시합니다.
- 외부에 공유하기 전에 참석자 확인이 필요한 항목을 표시합니다.

결과를 받으면 카드의 “끝났다고 볼 조건”으로 바로 점검합니다. 할 일마다 담당자와 기한이 있거나 “미정”인지 훑어보면 됩니다.

7. 실습: 내 업무 카드 만들기

15분 정도 걸립니다. 완성 예시를 보고, 빈칸 두 개를 채운 다음, 내 업무로 한 장을 만듭니다.

1단계: 완성 예시 다시 보기

6절의 회의록 카드를 봅니다. 칸마다 한 줄이면 충분합니다.

2단계: 빈칸 두 개 채우기

4절의 가게 메모로 만든 카드입니다. 비어 있는 두 칸을 채워 보세요.

업무 카드 · 가게 운영 메모 정리 (연습)

결과를 쓰는 사람
사장님과 아르바이트생
목적
이번 주에 누가 무엇을 준비할지 알게 한다
끝났다고 볼 조건
직접 써 보기
모르면 비워 둘 것
확정되지 않은 영업시간 변경, 단골손님 공지 여부와 날짜
요청에 넣을 문장
직접 써 보기
예시 답 보기
  • 끝났다고 볼 조건: 정해진 일(아르바이트 시간표 짜기)과 검토 중인 일(토요일 영업 연장, 단골손님 공지)이 나뉘어 있고, 정해진 일에는 담당자가 있다.
  • 요청에 넣을 문장: “생각해 봐요”, “보고 정하죠”로 끝난 말은 결정 사항이 아니라 검토 중인 일로 분류합니다. 원문에 없는 담당자와 날짜는 “미정”으로 표시합니다.

3단계: 내 업무로 한 장 만들기

AI에게 두 번 이상 부탁했거나 부탁하고 싶은 반복 업무를 하나 고릅니다. 회의록, 주간 보고 요약, 고객 문의 분류 같은 일이면 좋습니다.

  1. 카드 칸 가운데 내 업무에 필요한 칸만 채웁니다.
  2. “요청에 넣을 문장” 칸을 평소 요청 뒤에 붙입니다.
  3. (선택) AI를 쓸 수 있다면 기준 없이 한 번, 기준을 붙여 한 번 요청해 두 결과를 나란히 놓습니다. 이때는 회사 내부 자료나 개인정보 대신 이름과 숫자를 바꾼 연습용 자료를 씁니다.

다 했는지 점검하기

  • 요청에 덧붙일 기준 문장이 한 줄 이상 있다.
  • “모르면 비워 둘 것”을 하나 이상 적었다.
  • (3단계 선택을 했다면) 두 결과에서 달라진 줄을 찾았다. 달라진 곳이 없었다면 그 사실도 적어 두었다.

8. 다음 챕터: 기준을 알려 줘도 AI가 할 수 없는 일

이 글에서 한 일을 한 문장으로 줄이면 이렇습니다. 내가 결과를 판단할 때 쓰는 기준을 요청에 적어 주면, 결과에서 사람이 채워야 할 빈칸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기준을 잘 적어도 AI가 대신할 수 없는 일이 남습니다. 회의록의 “미정” 칸을 채우는 사람은 결국 참석자입니다. 사내 문서를 열어 대조하는 일, 배포를 승인하는 일, 고객에게 메일을 보내는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반인편 챕터 1에서는 한 업무 안에서 AI가 만들 부분, 사람이 확인할 부분, 사람이 결정할 부분을 나눕니다. AI가 쓴 환불 답장에서 “즉시 진행 가능”처럼 아무도 확인하지 않은 약속을 찾아 표시하는 장면도 나옵니다.

개발자편 챕터 1(준비 중)에서는 모델이 만든 결과와 프로그램이 실제로 실행하는 동작이 어떻게 나뉘는지 봅니다.

보충: 개발에서 쓰는 말로 보면

이 부분은 읽지 않아도 다음 챕터로 넘어가는 데 지장이 없습니다.

구체적인 사례에서 반복해 쓰는 판단 기준을 꺼내 적는 일을 개발에서는 추상화(abstraction)라고 부릅니다. 2절에서 요청에 덧붙인 세 줄에는 이번 회의의 내용이 들어 있지 않고, 다음 회의록에도 그대로 쓸 수 있는 기준만 들어 있습니다.

목적, 판단 기준, 끝났다고 볼 조건을 말로 적어 일을 맡기는 과정은 개발자가 요구사항을 정리하는 일과도 닮았습니다. 이 시리즈에서는 이것을 자연어로 하는 개발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공식 용어는 아니고, 요구사항을 정하고 결과를 점검하는 일의 모양이 닮았다는 뜻입니다.

출처와 확인 환경

자료본문과의 관계확인일
NIST, AI Risk Management Framework 1.0(MAP 1.1, MAP 2.1~2.2) 및 Human-AI Interaction 부록5절과 같은 방향의 권고. AI를 쓰기 전에 사용 목적과 맥락, AI가 지원할 과업을 정의하도록 제시2026-09-14

회의 메모 비교 실험(1~3절)

  • 자료: 합성 운영회의 메모(실제 인물·조직 아님)
  • 도구: Claude Code CLI 2.1.270 비대화형 모드, 도구 사용 끔, 사용자·프로젝트 설정 제외
  • 모델: claude-sonnet-5, 시스템 지시 “당신은 업무를 돕는 AI 어시스턴트입니다.”
  • 반복: 조건별 1회, 실행일 2026-09-14
  • 표기: 1절 표와 그림 2는 출력에서 발췌했고, 입력과 출력 전문은 원고 기록에 보존했습니다.

4·7절의 가게 메모, 6절의 업무 카드와 목적을 더한 요청은 설명을 위해 만든 예시이며 AI로 실행한 결과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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