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가 정말 찾아왔다.
그런데 사람들의 반응을 보고 있으면 경이로움보다 두려움이 먼저 느껴지는 것 같다.
문득 산업혁명 시기, 처음으로 거대한 기계와 자동화를 마주했던 사람들도 비슷한 감정을 느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자신의 일이 사라질지 모른다는 불안, 인간이 하던 일을 기계가 대신한다는 거부감, 앞으로 세상이 어디까지 변할지 알 수 없다는 공포.
지금 다시 러다이트 운동이 벌어진다고 해도 나는 그다지 놀라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인간은 이상한 종족이다.
당장의 안위를 지키고 싶어 하면서도, 동시에 별이 보이면 결국 그쪽으로 걸어간다.
불을 발견했고, 바퀴를 만들었고, 증기기관을 만들었으며, 전기를 사용했고, 컴퓨터와 인터넷을 만들었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문제가 생겼고 기존의 질서는 반복해서 무너졌다. 그럼에도 우리는 발전을 멈추지 않았다.
AI도 결국 그 연장선에 있다고 생각한다.
AI와 함께 살아간 결과 우리가 지금보다 훨씬 나은 미래를 맞이하게 될 수도 있다. 반대로 수많은 SF 작품에서 묘사한 것처럼 인간이 자신이 만든 기술을 통제하지 못하는 미래가 찾아올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한 가지 사실은 같다.
우리는 AI에 대해 알아야 한다.
어쩌면 거창한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사회가 다음 단계로 한 걸음 이동하고 있고, 우리는 그 과도기를 지나고 있을 뿐이다.
우리가 모국어를 배우고, 필요에 따라 영어를 배우고, 컴퓨터와 스마트폰과 인터넷의 사용법을 익혀왔던 것처럼 앞으로는 AI 역시 현대사회를 살아가기 위해 알아야 하는 하나의 도구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니 공부해야 한다.
문제는 무엇을, 어디까지 공부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AI 분야는 지금도 너무 빠르게 변하고 있다.
모델이 바뀌고, 도구가 생기고, 어제까지 정석처럼 받아들여지던 사용법이 몇 달 뒤에는 의미가 없어지기도 한다. AI를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프롬프트는 어떻게 작성해야 하는지, 에이전트와 하네스는 어떻게 구성해야 하는지를 두고도 사람들의 의견은 크게 갈린다.
그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현재의 AI는 상당 부분 블랙박스에 가깝다.
우리는 내부에서 정확히 어떤 과정이 일어나는지를 완전히 이해한 채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 실제 사용법과 방법론의 상당수 역시 기본적인 이론 위에 수많은 경험을 쌓고, 그 결과를 귀납적으로 정리해 만들어진 것이다.
쉽게 말하면 이런 것이다.
“이렇게 했더니 잘 되더라.”
그 경험이 수십 번, 수백 번 반복되면서 하나의 방법론이 된다.
그런데 AI의 성능이 계속 변한다.
그래서 오늘 맞았던 것이 내일 틀릴 수도 있다.
실제로 AI가 계속 발전한다면 지금 우리가 열심히 연구하고 있는 프롬프트 작성법이나 에이전트 설계법, 하네스와 각종 사용론 중 상당수는 언젠가 필요 없어질지도 모른다.
나는 그 주장에 일정 부분 동의한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의 경험적 지식을 공부할 필요가 없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그래서 학습의 범위를 지나치게 좁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AI는 이미 우리가 접근할 수 있는 지식의 깊이와 영역을 크게 확장시켰다. 과거라면 몇 년을 공부해야 겨우 접근할 수 있었던 분야를 이제는 훨씬 빠르게 탐색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두 가지 함정이 있다.
변하지 않는 기초 원리만 공부하면 토대는 단단해진다.
대신 실제로 어떤 도구가 등장했고, 사람들이 어떤 방식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어떤 방법이 지금 효과적인지에 대한 감각을 잃기 쉽다.
빠르게 나타났다 사라지는 유용한 도구들을 발견하기 위한 레이더도 약해진다.
반대로 최신 도구와 방법론만 쫓아다니면 또 다른 문제가 생긴다.
기초가 없기 때문에 새로운 도구가 등장할 때마다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 한다.
도구 하나가 사라질 때마다 지금까지 쌓아온 지식도 함께 사라진다.
결국 중요한 것은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길게 보는 것이다.
그리고 어디까지 깊게 들어가야 하는지를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다.
변하지 않는 원리는 깊게 공부하고,
빠르게 변하는 영역은 넓게 관찰하며,
필요한 순간에 필요한 만큼 깊게 들어간다.
그리고 실제로 사용하면서 경험을 계속 쌓는다.
아마 이 책 역시 완벽한 정답을 제시하지는 못할 것이다.
애초에 지금 이 분야에서 완벽한 정답을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도 모르겠다.
나 역시 모른다.
오늘 내가 맞다고 생각했던 것이 내일 틀릴 수도 있다.
새로운 모델 하나가 등장해서 이 책의 몇몇 장을 순식간에 과거의 이야기를 만들어버릴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 시리즈에서 내가 전달하고 싶은 것은 특정 AI 서비스의 버튼 위치나, 몇 개의 마법 같은 프롬프트가 아니다.
AI라는 기술을 이해하기 위한 기초와,
변화를 따라가기 위한 관점과,
새로운 도구가 등장했을 때 그것이 중요한지 아닌지를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다.
이 책을 다 읽은 뒤 모든 것을 알게 될 필요는 없다.
대신 새로운 AI 기술이 등장했을 때 겁먹지 않고,
“이건 무엇이고, 왜 등장했고, 내가 어디까지 알아야 하지?”
라고 질문할 수 있으면 좋겠다.
우리는 아마 꽤 긴 과도기를 살아가게 될 것이다.
그 끝에 어떤 세상이 기다리고 있을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그래도 한 가지는 확실하다.
AI가 있는 세상을 살아가야 한다면,
모르는 채 살아가는 것보다는 알고 살아가는 편이 낫다.
그러니 같이 공부해보자.